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HBM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권사별 목표주가는 삼성전자 35만~60만 원, SK하이닉스 210만~400만 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HBM 성장성과 범용 D램 가격, 밸류에이션 차이가 목표주가를 가르는 핵심 요인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성장에는 증권가 공감대
국내 반도체 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인 HBM(High Bandwidth Memory)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고 GPU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ASIC(맞춤형 반도체) 시장까지 성장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HBM은 AI 가속기와 함께 사용되는 핵심 메모리로 꼽히고 있습니다. AI 모델의 규모가 커지고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높은 대역폭과 빠른 데이터 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HBM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HBM 성장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그 성장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실적과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크게 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전자 목표주가 40만 원·SK하이닉스 310만 원
최근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40만 원,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10만원으로 각각 높였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AI용 HBM 탑재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메모리 사업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범용 D램 가격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HBM의 출하량 증가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이를 보완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HBM 기술 역시 중장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했습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기존 GPU 시장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개발하는 ASIC용 HBM 수요 확대에 주목했습니다. HBM 시장 자체가 커지는 동시에 고객사가 다양해진다면 HBM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DB증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주목
DB증권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업황 개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타이트한 D램 공급과 서버 수요 강세가 맞물리면서 내년까지 메모리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6만원을 유지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230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특히 3분기부터 HBM4 출하가 본격화될 가능성과 내년 HBM4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목표주가를 산정할 때 적용하는 밸류에이션 기준을 기존 올해와 내년 평균에서 내년 기준으로 변경한 것도 목표주가 상향의 배경으로 꼽혔습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35만~60만원…증권사별 전망 큰 차이
문제는 같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분석하면서도 증권사별 목표주가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제시된 목표주가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35만원에서 60만원, SK하이닉스는 210만원에서 400만원까지 범위가 벌어졌습니다. 삼성전자에서는 KB증권의 60만원이 가장 높은 목표주가였으며, 키움증권은 35만원을 제시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SK증권이 400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반면 키움증권은 21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이처럼 목표주가가 크게 차이 나는 이유는 단순히 HBM 성장률에 대한 전망 차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범용 D램 가격의 방향, HBM 가격 상승폭, 시장 점유율, 금리, 밸류에이션 수준,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 등을 증권사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보수적인 전망은 범용 D램 가격 하락에 주목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HBM 시장의 성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HBM 출하량이 약 109% 증가하고 평균판매가격도 8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범용 D램 ASP가 33% 하락할 경우 전체 D램 영업이익은 오히려 6%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사업의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시장점유율 하락과 ASP 상승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반영했습니다. 범용 D램 ASP가 35% 하락하면 D램 영업이익이 10%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결국 HBM이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범용 메모리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전체 반도체 수익성이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보수적인 전망의 핵심입니다.
AI 경쟁이 심해질수록 HBM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
그럼에도 증권가가 HBM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AI 산업의 구조적인 성장성 때문입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와 같은 GPU 중심에서 점차 ASIC 등 맞춤형 AI 반도체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GPU가 선택되든 ASIC이 선택되든 고성능 AI 연산을 위해서는 고대역폭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AI 모델이 고도화되고 사용자가 늘어나면 AI가 처리하는 데이터와 작업량도 증가하게 됩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특정 AI 모델이나 특정 반도체 기업의 승패보다 AI 자체의 활용 범위가 얼마나 넓어지느냐가 반도체 업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핵심 변수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판단할 때 단순히 HBM 성장률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첫 번째는 HBM 출하량과 가격입니다. 출하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ASP까지 상승한다면 메모리 업체의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범용 D램 가격입니다. HBM의 고성장이 이어지더라도 범용 D램 가격이 급락한다면 전체 메모리 사업의 이익 증가폭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 여부입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얼마나 지속할지가 HBM 수요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HBM 시장 점유율 경쟁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이 이어지는 만큼 기술력과 고객사 확보가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금리와 밸류에이션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더라도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성장주와 대형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HBM 성장에는 공감…주가 상승폭은 결국 실적이 결정
현재 증권가의 전망을 종합하면 HBM 성장 자체에 대해서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가 크게 다른 것은 HBM 시장이 성장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성장세가 실제 영업이익과 주가에 얼마나 반영될 것인지에 대한 계산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뿐만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 파운드리 등 여러 사업의 실적을 함께 봐야 합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경쟁력뿐만 아니라 범용 D램 가격과 시장점유율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가장 높은 목표주가만 따라가기보다는 HBM 출하량, HBM4 공급, 메모리 가격, AI 데이터센터 투자, 영업이익 전망, 밸류에이션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이번 반도체 랠리의 핵심은 ‘HBM이 성장하느냐’보다 HBM 성장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실제 기업 이익으로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미래에셋증권, DB증권, 키움증권, KB증권, SK증권 등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분석 및 목표주가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 본 글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투자 정보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나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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