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값이 지난달 저점 대비 약 10% 반등하면서 금 ETF와 원자재 ETF에 다시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중앙은행 금 매입과 미국 금리 전망, 미·이란 사태가 금값에 미칠 영향을 분석합니다.
최근 국제 금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하면서 금을 비롯한 원자재 투자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재개와 미국 금리 인상 기대 약화 등이 맞물리면서 금 시세와 금 ETF, 원자재 ETF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금 가격의 향후 방향은 미·이란 사태의 전개와 미국 경기 및 고용지표, 달러 가치, 금리 움직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국제 금값, 지난달 저점 대비 약 10% 반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까지 이어진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 8월 들어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LS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을 보면 금 1온스, 약 31.1g당 가격은 지난 2월 말 미·이란 전쟁이 발생한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이후 6월 하순부터 한 달가량 4,000~4,200달러 수준에서 횡보했지만, 8월 들어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지난달 저점과 비교해 약 10%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내 금 시세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한국금거래소 기준 국내 금 시세는 올해 초 87만 9,000원에서 1월 29일 112만 1,000원까지 상승하며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월 말 미·이란 전쟁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 4일에는 81만 4,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반등하면서 13일에는 88만 3,000원까지 올라 약 8.5% 상승했습니다.
미·이란 전쟁 당시 금값이 오히려 하락한 이유
일반적으로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습니다. 지정학적 갈등이나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금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미·이란 전쟁 국면에서는 금값이 오히려 약세를 나타내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꼽힙니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이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 가격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실질금리가 낮아지면 금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로벌 중앙은행, 금 저점 매수 다시 시작
최근 금값 반등의 핵심 배경 가운데 하나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재개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이 블룸버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분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는 288톤으로 전 분기보다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 가격이 충분히 조정을 받았다고 판단하고 저점 매수에 나서면서 금 시장의 수급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단순한 투자 수요를 넘어 외환보유액 다변화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달러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금 보유량을 늘리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도 금 관련 자산 매입… 외환보유액 확충 목적
국내에서도 금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 등장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금 ETF인 ‘SPDR GOLD TR’을 67만 9,765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상반기 말 기준 평가액은 2억 5,041만 달러로 약 3,550억 원 규모입니다. 한국은행의 금 관련 자산 매입은 외환보유액 확충과 자산 구성 다변화 측면에서 해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상승하는 등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을 활용해 외환보유액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고용 둔화와 금리 전망도 금값에 변수
미국 경기 흐름 역시 앞으로의 금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이전보다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용시장 둔화가 이어질 경우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담을 고려해 긴축 강도를 낮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금리 상승 압력이 약해지면 금 가격에는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LS증권은 고용지표 악화와 물가 상승,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을 금 가격에 유리한 환경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금리가 다시 상승할 경우에는 금값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금값 반등에 원자재 ETF도 자금 유입
금값이 반등하면서 금 ETF뿐 아니라 은과 구리 등 주요 원자재에 투자하는 원자재 ETF에도 다시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원자재 ETF 순자산총액은 미·이란 전쟁 직후인 지난 3월 3일 7조 4,243억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감소세를 나타냈고, 지난달 30일에는 5조 3,152억 원까지 줄었습니다. 이후 8월 12일에는 5조 7,191억 원으로 다시 증가했습니다. 이는 금값 반등과 함께 원자재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은과 구리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금과 함께 전략적 원자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금 ETF 투자, 상승 가능성만 보고 접근해서는 안 돼
금값이 반등하고 원자재 ETF에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이란 사태와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상황입니다.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 가격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 고용지표가 추가로 악화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이 낮아진다면 금값의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금 투자자라면 단순히 최근 상승률만 보기보다는 금리, 달러, 미국 고용지표, 국제유가, 지정학적 위험, 중앙은행 금 매입량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값 전망과 원자재 ETF 투자전략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이 지정학적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으로 기능한다고 평가하면서 최근 선물시장에서도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관심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LS증권 홍성기 연구원은 이란 사태가 9월까지 해소되지 않고 호르무즈 운송 차질이 지속될 경우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금 가격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금값은 하나의 변수보다 여러 거시경제 요인의 조합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국제 금값 회복세와 함께 금 ETF 및 원자재 ETF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현상은 투자자들이 금과 원자재를 포트폴리오의 분산 수단으로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금과 원자재 ETF 역시 가격 변동성이 존재하는 투자상품인 만큼 단기 상승률만 추종하기보다는 자신의 투자 기간과 위험 수준을 고려해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출처
본 글은 LS증권 리서치센터, 신한투자증권, 한국금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및 관련 증권업계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 본 글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투자 정보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나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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