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 퇴직연금에 두 달여 만에 1200억 원의 적립금이 유입됐습니다. 기존 주식 투자자들이 연금개미로 이동한 배경과 IRP, ETF 투자 확대,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까지 살펴보겠습니다.
키움증권 퇴직연금, 60일 만에 적립금 1200억 원
주식시장에 익숙한 개인투자자들이 이제는 퇴직연금 투자에서도 직접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키움증권의 퇴직연금 사업입니다. 올해 6월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한 키움증권은 불과 두 달여 만에 퇴직연금 적립금 약 1200억 원,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 약 9000명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적립금의 약 78%가 다른 금융회사에서 이전된 자금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신규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다른 금융회사에 맡겨놓았던 연금자산을 키움증권으로 옮기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개인의 선택권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주식개미에서 연금개미로… 기존 고객 96%가 IRP 가입
키움증권의 퇴직연금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IRP 가입자의 약 96%가 기존 키움증권 고객이라는 사실입니다. 기존에 주식 투자를 위해 키움증권을 이용하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계좌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계좌까지 함께 관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사용 편의성이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키움증권은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영웅문 S#’에서 주식 계좌와 IRP 계좌를 연결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IRP에서도 ETF를 활용할 수 있어 국내 대표지수뿐만 아니라 반도체, 미국 대형 기술주 등 다양한 투자 상품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결국 기존 주식개미가 연금개미로 확장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근로자가 직접 “우리 회사에 도입해 달라” 요청
키움증권의 퇴직연금 사업에서 더욱 이례적인 부분은 근로자가 직접 금융회사 도입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키움증권 모바일 앱에는 ‘퇴직연금 도입 요청’ 서비스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근로자나 법인 담당자가 자신의 회사에 키움증권을 퇴직연금 사업자로 추가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사업 시작 이후 지금까지 600여 개 사업장에서 도입 요청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40여 곳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근로자가 요청한다고 곧바로 퇴직연금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의 사업자 선정과 계약, 가입자 동의, 규약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근로자의 요구가 실제 기업의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도 ETF 투자 확대… 실적배당형 비중 높아져
키움증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현재 실적배당형 상품과 원리금보장상품이 약 7대 3의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실적배당형 상품에서는 ETF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TF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자산과 시장에 투자할 수 있고 거래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일반 주식계좌와 성격이 다릅니다. 퇴직 이후의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장기자산인 만큼 단기적인 주가 등락에 따라 지나치게 잦은 매매를 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퇴직연금 ETF 투자에서는 단순한 매매 편의성보다 장기적인 자산배분과 분산투자 전략이 중요합니다. 키움증권 역시 적립식 투자와 이자·분배금 재투자, AI 기반 자산배분 등을 통해 장기적인 연금 운용을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연금개미 시대, 금융회사 선택 기준도 달라진다
과거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금융회사의 규모와 기업 영업력이 중요한 경쟁력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투자 경험이 높아지면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어느 금융회사가 큰가”보다 얼마나 편리하게 연금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가, 원하는 ETF와 금융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가, 장기투자를 지원하는 서비스가 마련돼 있는가 등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투자에 익숙한 세대가 직장인과 연금 가입자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퇴직연금의 디지털화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퇴직연금 시장, 가입자 중심으로 재편될까
키움증권의 1200억 원 적립금 확보는 단순히 한 금융회사의 성장 사례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개인이 연금자산까지 직접 관리하는 ‘연금개미’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른 금융회사에서 이전된 자금이 전체 적립금의 78%에 달하고, 기존 고객이 IRP 가입자의 96%를 차지한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금융상품과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비교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기업 중심의 사업자 선정 방식에서 벗어나 근로자와 가입자의 요구가 금융회사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퇴직연금은 수십 년 동안 운용해야 하는 장기자산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ETF나 주식형 상품을 활용하더라도 단기 수익률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분산투자, 적립식 투자, 자산배분, 장기 운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연금개미’의 시대에는 투자자에게 얼마나 많은 상품을 제공하느냐뿐만 아니라, 투자자가 자신의 노후자산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회사가 선택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경제·키움증권 인터뷰 및 관련 퇴직연금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 본 글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투자 정보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나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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