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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뉴스

한국 상장폐지 급물살… 미·일 제도와 무엇이 다른가

by 주식news 2026. 8. 27.

 

한국, 미국, 일본의 상장폐지 제도 비교 인포그래픽.

 

한국 상장폐지 제도가 정량 기준 강화와 회복기간 단축을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되고 있습니다. 미국 NYSE·나스닥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상장폐지 제도를 비교하고, 코스닥 흑자기업 퇴출 우려와 향후 보완 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상장폐지 제도 개편, 왜 속도를 내고 있을까요?

정부가 추진하는 상장폐지 제도 개편이 국내 증시의 중요한 변화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혁신기업의 상장은 적극 지원하는 반면, 장기간 부실 상태에 머무르는 기업은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동전주와 시가총액 미달 기업에 대한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기 위한 요건도 이전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증시에 장기간 지적돼 온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하고 상장기업의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정책적 목표와 연결됩니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이 성장 과정에 있는 기업까지 압박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경우 기업 간 성장성, 수익성, 연구개발 투자 수준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일률적인 정량 기준 적용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상장폐지 제도, 반복적인 주식병합을 엄격히 제한합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인 NYSE와 나스닥 역시 주가 기준을 활용해 계속상장 여부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정 기간 평균 종가가 1달러에 미달할 경우 상장 기준 미달 사실을 통지받게 됩니다. 이후 기업에는 기준을 회복할 수 있는 개선기간이 주어집니다. NYSE는 일반적으로 6개월의 회복 기회를 제공하며, 나스닥 역시 기본 개선기간을 부여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추가 기간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심은 '모든 기업에 같은 유예기간'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미국 상장폐지 제도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반복적인 주식병합에 대한 예외 규정입니다. 기업이 주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주식병합을 반복적으로 실시한 뒤 다시 최저주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정상적인 개선기간을 제한받을 수 있습니다. 나스닥과 NYSE는 최근 일정 기간 내 반복적인 주식병합 이력이 있는 기업에 대해 보다 엄격한 조치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주가 숫자만 일시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계속상장 기준을 우회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즉, 미국 상장폐지 제도는 기준 자체는 유지하면서도 기업의 과거 이력과 개선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상장폐지 제도, 기준은 강화하되 유예기간을 부여합니다

일본 역시 상장기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계속상장 기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시장 구조를 프라임·스탠더드·그로스 시장으로 개편한 이후 성장기업 중심의 그로스 시장에 대한 기준을 지속적으로 손질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는 일정 기간 이상 상장된 기업에 요구되는 시가총액 기준이 더욱 높아질 예정입니다.

일본은 기준 미달 기업에 원칙적으로 동일한 회복 기회를 제공합니다

일본 제도의 특징은 기준을 강화하면서도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 뒤 기업에 일정한 개선기간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기준에 미달했다고 해서 즉시 상장폐지 절차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새로운 기준에 적응하고 회복할 시간을 주는 방식입니다. 이 기간에도 계속상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과 정리매매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 상장폐지 제도는 높아진 기준과 일정한 적응기간을 함께 적용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은 기준은 높이고 회복기간은 짧게 가져갑니다

이번 한국 상장폐지 제도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정량 기준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의 회복기간도 단축했다는 것입니다.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활용해 형식적으로 계속상장 기준을 충족하는 방식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또한 상장폐지 실질심사 과정에서 기업에 부여되는 개선기간 역시 이전보다 짧아졌습니다. 이는 부실기업이 오랜 기간 증시에 남아 투자자 피해를 확대하는 문제를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이 지나치게 정량적 수치에 집중될 경우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코스닥 흑자기업도 상장폐지 위험? 시가총액 기준의 한계

최근 논란의 중심에는 시가총액 기준이 있습니다. 일정 수준 이하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기업을 퇴출 대상으로 관리하는 방식은 기준이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주식시장 상황과 투자심리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실제 영업이익, 현금흐름, 재무건전성, 기술력, 성장 가능성이 반드시 주가와 시가총액에 즉시 반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시가총액이 낮더라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꼽힙니다.

특히 코스닥은 연구개발 투자가 많은 혁신기업과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이 함께 존재하는 시장입니다. 바이오, 기술, 신성장 산업 기업의 경우 현재의 수익성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가격과 시가총액만으로 기업의 계속상장 적격성을 판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실기업 퇴출은 필요하지만 '정밀한 선별'이 중요합니다

상장폐지 제도 강화 자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장기간 부실 상태에 머물면서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하는 것은 자본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데 필요한 과정입니다. 오히려 부실기업의 퇴출이 원활해야 우량기업과 성장기업에 자금이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퇴출의 속도보다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퇴출할 것인가입니다. 미국은 반복적인 주식병합 등 제도 우회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일본은 강화된 기준을 도입하면서도 기업에 일정한 적응기간을 제공합니다. 한국 역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코스닥 시장의 특성과 기업별 이질성을 보다 세밀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상장폐지 제도,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앞으로 한국 상장폐지 제도의 핵심 과제는 신속한 퇴출과 정밀한 선별의 균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상장폐지 기업 수를 늘리는 것이 시장 정상화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실기업은 빠르게 정리하되, 일시적인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흑자기업이나 연구개발 중심의 성장기업까지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량 기준의 명확성은 중요하지만, 수익성·현금흐름·재무건전성·지배구조·기술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 등을 함께 살펴보는 보완 장치도 필요합니다. 결국 한국 증시에 필요한 것은 상장폐지의 단순한 속도전이 아니라 정교한 선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장폐지 제도 강화가 '다산 다사', 즉 많은 기업을 상장시키고 많은 기업을 퇴출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 상장폐지 개혁의 성공은 '정량 기준'과 '기업 실질'의 균형에 달렸습니다

한국 상장폐지 제도는 미국과 일본처럼 상장기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은 반복적인 제도 우회를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일본은 강화된 기준과 함께 일정한 유예기간을 제공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회복기간을 단축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부실기업의 장기 잔류를 막는 것은 분명히 필요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코스닥처럼 기업 간 특성이 크게 다른 시장에서는 시가총액과 주가 같은 단일 지표만으로 기업의 미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상장폐지 개혁은 퇴출의 속도를 높이는 것보다 퇴출 대상 기업을 얼마나 정확하게 선별하는가에 성패가 달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금융위원회 상장폐지 제도 개혁방안 및 관련 상장규정 개정 내용

-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규정

-뉴욕증권거래소(NYSE) 계속상장 및 상장폐지 관련 규정

-나스닥(Nasdaq) 최저주가 및 계속상장 기준

-일본거래소그룹(JPX)·도쿄증권거래소(TSE) 계속상장 기준

-자본시장연구원 정지수 선임연구원 「상장폐지 개혁방안 시행을 위한 상장규정 개정의 의미와 과제」

-자본시장연구원 강소현 선임연구위원 「코스닥시장 상장종목의 분포상 이질성과 향후 과제」

 

※ 본 글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투자 정보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나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